사람은 자연에 항상 감사해야 합니다. 가끔 물 한잔을 마시고, 그것을 씻어 내기 위해 그 2배 이상이 되는 물을 소비하는 자신을 봅니다. 참 낭비스럽고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건 씻어 내야 한다는 인식 하나 때문이죠. 누군가 입을 댄 컵에는 접촉에 의한 세균이 남아 있을 확률이 있고, 이것이 번식할 수도 있다는 믿음
혹은 이런 과학적인 논리가 필요하지 않고, 그냥 남이 입댄 컵에 다시 자신의 입을 댈 수 없다는 기분의 문제하나만으로도 물로 씻어내어야 합니다.
한 컵의 물이 우리에게 주는 생명의 의미를 취하기 위해, 그 도구가 되는 것을 씻는 것에 2배 이상의 물이 흘러가버립니다. 혹여라도 더 깔끔하려 세제라도 쓰게 된다면 그 열배의 물이 소비됩니다.
사람이란 그렇듯 자연에서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것을 얻어오지만,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연결이 되지 않는 취향이나 감정, 기분을 위해 더 많은 자연을 소비합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상 어느 누군가는 그 깨끗한 물 한 컵을 쉽게 마시지 못하는 현실에 쳐해져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과거 봉건시대의 신분제도를 당연히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누리는 것은 당연하고, 생각조차 필요없는 것이지만, 다른 어딘가에서 굶주리는 이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결심이 필요한가.
그러니 저는 그런 내어줌의 자비와 자혜 이전에, 우리가 태어나 누리는 이 모든 자연에 감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30년도 전에 저는 일본이란 나라가 손을 씻는 물이 변기 물저장소에 흘러가게 만들어진 중수도의 개념을 보며 감탄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몸을 씻는 물을 다시 오물을 내리는 데 재활용하도록 한 것이죠. 그 합리적인 사고의 출발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바로 우리의 어머니인 지구 '가이아'에 대한 사랑일겁니다.
오늘도 아침에 물 한잔을 마시고, 수도를 틀고 입을 댄 자리를 씻어냅니다. 흐르는 물은 제가 마신 물보다 항상 넘치며, 매일 그 아이러니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물이 가지는 위대한 정화의 능력과 그것을 믿는 내 믿음.
불경중의 불경이라는 법화경의 해설서를 2독 중입니다. 거기엔 화택(火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인간은 불타는 집안이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며 곧 무너져 내릴 그 집 안에서 놀고 즐기느라 빠져나올 생각을 못한다는 것이죠.
해탈은 결국 판을 뒤집는 것입니다. 그냥 그 집을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그 한가지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수많은 불법과 규칙,설법을 말하지만 결국 결론은 하나, 집을 나오는 것이죠.
하루가 기적입니다. 지구가 자전할 당위성도 없으며, 태양이 불타야할 당위성도 없습니다. 아침이 3일만 찾아오지 않아도 얼마나 많은 지구상의 생명이 사라질까요. 자전을 하지 않으면 태양이 내뿜는 방사성 에너지가 지구를 덥쳐 많은 이들의 유전자는 손상을 입고 피폭이 될 것입니다.
이토록 차가운 아침이 낮동안에도 계속된다면 인류는 자연을 태워 열 에너지로 변화시켜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루는 단순히 개념이 아니며 당위적인 것이 아닌 기적입니다.
지금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독일은 1970년대를 마지막으로 어떠한 신생 유니콘 기업을 낳지 못했으며, 오랜 전통과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시장 전체를 점유한 것이 이제서야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의 경제적 맹주이던 독일은 이제 대규모 정리해고와 그들의 펀드멘탈이던 제조업 분야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반면 플라자 합의이후 일련의 불필요한 soc 사업과 부동산 투자로 버블이 터진이후 20년 이상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본은 새로운 투자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불과, 2년전만해도 아직도 fax를 사용하고, 도장으로 결제를 하던 일본에 대해 다소 조롱섞인 이야기들이 쏟아졌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은 고정된 것이 없습니다. 고타마는 재행무상, 제법무아, 일체개고로 세상에 대한 화두를 던졌고, 2500년전 던져진 이 인간의 기본적인 삶과 system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지구의 삶에 있어서 2500년은 자연을 뒤바꿔 놓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인류는 많은 산들을 깍아내었고, 많은 물을 매워내었습니다. 90년대 초에 40억인 인구는 현재 70억이며, 한쪽에서는 넘쳐나는 인구로 인한 지구를 갈아먹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지방소멸과 인구 감소에 대한 논평이 쏟아집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다른 종교를 믿는 것으로 우린 너와 나를 나누며... 쉬이 남이 먹은 컴에 입을 대지 못합니다.
불행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에게 가장 휼륭한 스승이란 말을 떠올려봅니다. 그러니 행복도 불행도 모두 온전히 신이 만든 휼륭한 샌드박스입니다. 신을 향해 욕하며, 왜 이 불안전한 세상을 만들었냐고 등을 돌리는 이들은 온전히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이성적이지 않으며, 결단코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다른 것을 훼손하며 이 조직화된 개체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것을 파멸할 지휘를 가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류가 주인으로서 해야 할 것은 이 모든 것을 지키고, 서로 상존하며 조금이라도 더 오래 현 상태를 유지하며 천천히 변화를 도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물 한잔을 마시고, 그 컵을 씻는데 물 두잔이 버려지는 것은 왜 일까? 세균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우리가 그렇게 믿고, 물의 소중함을 몰라서일까.
짧은 단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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