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draft

241122 금 0505. 이 시간이 좋다

리뷰파파 리파 2024. 11. 22. 05:36

모두가 아직은 잠든 시간, 4시쯤 일어나 체조를 하고, 찬물샤워 하며, 온몸을 씻어내고, 로션바르고, 향수를 뿌린다. 풍요로운 시작.

 

마리아 상을 향해 기도를 드리며, 오늘은 내가 비난하는 이들에 대한 내 안에 있는 그들과 같은 본성에 대한 참회를 하였습니다. 육체를 빌어 현생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아무리 고상한척 하더라도 작은 충격하나만 가해지면 혼돈되며 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음을.

 

그러기에, 그저 매일 이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며, 지나친 행운을 경계하고, 또한 모진 이들과 섞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일체의 모든 것이 내것이 아닌 공이며, 신께서 주신 체험의 일부임을 알고 돌아갈 그날까지 그저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길 기원드리고 또한 감사하는 것.

 

단백질 파우더 20g과 삶은 고구마 한덩어리와 인스턴트 블랙커피 한잔, 여기에 더 무엇을 더하리.

 

몇일전 잊어버린 도무지 행방이 생각나지 않는 나의 장갑 정도를 찾는게 바램입니다. 대체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더 이상 나랑 인연이 아닌 것인가? 흘린건지 어디 딸려간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노릇입니다.

 

수면 데이터를 보니 어제는 전혀 깊은 잠을 자지 않았는데, 4시간을 조금 못잤는데도 피곤하지 않으니 인체란 정말 여러가지 허상의 집합체 같습니다. 그러나 인과는 언제나 명확하듯, 낮에 잠이 오겠죠. 그럼 자면 됩니다. 안빈낙도의 족한 삶.

 

오늘은 또 어떤 우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혈당 약이 이제 1주일치 정도 남았으며 그동안의 생활습관을 과학적으로 검증 받을 시간이 다가옵니다. 200이라는 높은 혈당 수치가, 최종적으로 잘 먹지 못하던 2/4분기에 110정도까지 떨어졌었지만, 근래는 식욕이 샘솟는다 할 만큼, 밥을 먹으면서도 배가 고프던 때가 많았다는 점.

 

그리고 꾸준히 운동을 했다는 점, 이제 비탈길인 도서관 계단까지 뛰어올라갈 정도의 체력에 어떤 수치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수면제는 처음 처방에 비해 1/3밖에 먹지 않지만, 이제 완전히 적응이 되어 잘 자고 있으며, 또 금요일이니, 약없는 하루를 시험할 예정입니다.

 

11월도 이제 겨우 일주일 정도 남았습니다. 작년 12월을 떠올려보니, 크게 기억에 남는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올해 12월은 내게 큰 전환의 시간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습이 있으며, 익히지 못한 습이 있습니다. 법륜스님 말씀처럼 아차하면 백척난간에 서서 두려워 벌벌 떨 수준의 인생, 거기서 믿음으로 진일보 할 수 있길. 온전히 모두 내 던지고, 한걸음 내딛길.

 

이제 적지 않으면 어색한 다이어리와 이 draft글. 그리고 고통스럽게만 느껴지던 찬물샤워도 자연스러워졌으며, 무엇보다 아주 작은 것에도 자주 웃고 있는 자신. 밤마다 아이들과 어떤 주제로 토론하고, 내가 보지 못한 나에 대해 이야기 함에 있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또한 이 모든 것이 내가 이루고자 한 것들을 이루지 못함으로 인해 인연이 되어 너희 엄마와 만나고, 너희를 낳아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면, 벌써 3번째야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4번째는 아니야? 라며 농담으로 받아치는 하루.

 

공부를 하든, 무엇을 하든, 그저 오늘 내가 뺨을 쓰다듬을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고,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그 아이들이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마리아 상에게 그저 저들의 일상이 이렇듯 무탈하게 흐르길 기도하고, 또한 살아가며 비어질 결핍과 절망의 공간에 언제나 새 살이 돗아날 수 있는 자생력과 그것을 통해 더 큰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길.

 

어떤 행운이 오기보다, 시련이 더 많을 삶에서 잘 경험하고 잘 성장해 나가길. 기도해봅니다.

 

또한 이 나라의 모든 이들이, 서로 뜻이 맞든 아니든, 잘못을 했든 아니든, 그 나름의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며, 각각이 뿌린 인연에 따라 결국 모든 일이 최종의 극한에서는 사필귀정으로 마무리 되어, 옳은 일이 인정받고, 그른 일에는 교훈을 주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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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온함이 작은 가시 하나만으로도 깨어지는 인간이란 존재에 항상 겸허히 고개숙여 조심스럽게, 감사하게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긴 휴식의 기간에도 삼시세끼 밥먹고 살 수 있게 한 신에게, 또한 과거의 내 자신에게 감사하며 굳이 내일을 걱정하기보다 오늘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마음에 감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