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새로운 리뷰 시리즈, 심야괴담회 시즌 4를 시작하며
심야괴담회는 제가 시즌1 때부터 아주 꾸준히 보아왔던 프로그램입니다. 작년에 시즌 3가 끝났을 때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그러나 올해 중반부터 다시 시즌 4를 시작해 벌써 14회 방송을 어제(24년 10월 13일) 방송했죠.
개인적인 의견으로 지금까지 나온 역대 공포물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부분을 제외하고도, 모든 매체를 통틀어 가히 압도적인 분장과 연출로 MBC 분장 팀에게 극찬의 박수를 몇번이나 쳤는지 모릅니다.
더구나 시즌 4부터는 A.I 기술로 에피소드가 제작되어 뜻하지 않은 공포,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미래적 공포를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현실이라니)
그래서 오늘부터 리뷰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가장 즐기는 프로그램을 그냥 넘어간다는게 뭔가 허전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무서운 장면 때문에 직접적인 시청을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만 그런 사람이 3명이나 있답니다.
시각적인 무서움은 배제하고 가능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나름 평가 기준을 정했습니다. 일단 모든게 시청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냥 깔고가면서, 1 스토리 2 귀신분장 3 무서운 연출 4 공포감, 이렇게 4가지 저의 개인적인 잣대로 정했습니다.
각각 10점을 만점으로 총 40점이 최고 점수가 되겠습니다. 그럼 어제 방송한 에피소드 14화의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1. 내머리가 길어진 이유
스토리 텔러 김숙 / 이 이야기는 경기도에 사시는 여자분이 사연자로 어릴 때 할머니 댁에서 겪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이 분은 어릴 때 방학이면 친할머니 댁에 내려가 몇일을 지내다 왔었는데 전라북도 시골이었다고 합니다.
가끔 마을 산책을 나갔었는데 그녀를 공포에 떨게 하는게 하나 있었으니 바로 '들개 무리'였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한 때 사회문제로 언론에도 한번씩 나왔었죠. 버려진 반려견들이 야생화되면서 늑대의 본능인 무리 생활을 하는 것이죠.
고양이와 달리 개의 공격은 인간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죠. 거기다 무리로 남은 개들은 그저 작은 애완견들이 아니겠죠? 시골이나, 가끔 산에서 실제 공격을 받아 다치는 분들이 적잖게 있다고 합니다. 올해 2월에도 무려 50바늘이나 꽤매는 큰 상처를 입은 뉴스가 실렸습니다.
그날도 아무 생각없이 혼자 산책을 갔다가 들개 무리와 마주친 겁니다. 자신을 향해 무섭게 짖어대는 개들을 보며 순간 얼어버렸다가 급히 도망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들은 대게 이럴 경우 100% 쫓아오죠. 아니나 다를까 무서운 속도로 개들은 여자아이를 쫓아왔고 코너를 돌다가 그만 넘어지기 까지 합니다.
아 죽었구나! 싶었는데 이상하게 개들이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도망을 치더랍니다. 더 정확히는 어느 경계선을 넘어오지 못하고 물러났다는게 더 정확한데, '파랑색' 대문이 있는 집을 경계로 더 이상 쫓아오지 못했던 것이죠.
천만다행, 그렇게 할머니 집에 있던 어느날 밤, 이웃집 아줌마와 아들인 oo삼촌이 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디갔어요, 미선 고모랑 기철이 삼촌도 아직 안왔는데..
그러자 옆집 아줌마는 그 둘은 서울에 돈 벌러 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옆집의 oo삼촌이 단발머리라며 놀리고 도망치자 "잡히면 죽일거야~" 라며 달라나가는 꼬마아이.
음 역시 한국말은 좀 살벌하죠? ㅎㅎ. 아무튼 그렇게 쫓아갔는데 삼촌이 보이지 않더란 거죠. 삼촌을 찾아 조금 걷다보니 저~ 멀리서 뭔가 서 있더랍니다.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풀어줘' 라고 말하는 여자. 허거덕! 겁에 질려 달아났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할머니 집 앞, 두 분에게 자기가 본 것에 대해서 이야기 드렸더니, 잘못 보았을 거라며 오히려 너 혼자 막 밖으로 나갔더라는 거죠
뭐지? 분명 삼촌이 내 볼을 꼬집으며 놀리고 도망갔었는데... 그런데 그 순간 돌처럼 굳은 할머니와 옆집 아줌마의 얼굴을 똑똑히 목격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밖에서 수근거리는 소리
옆집 아줌마와 다른 아줌마가 제가 본 여자 이야기를 하면서, 그만해, 둘 사이가 그렇게 좋았는데 설마 그럴리가 있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들었죠. 그러나 너무 졸음이 와서 다음날 여쭤봐야지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고, 아이고~흑흑
다음날 문 밖에서 곡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나하고 나갔더니 수레에 하얀 천으로 덥혀 있는 사람이 보이는게 아니겠습니까! 바로 어제 자기를 골려 먹었던 삼촌이었습니다
삼촌은 바다에 굴을 따러 갔다가 그만 익사를 했답니다. 그런데 다음날도 마을에 곡소리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앞집 할아버지, 그리고 다음날은 뒷집 아저씨.. 이렇게 그 마을에 말 그대로 줄초상이 발생한 것이죠.
마을 사람들끼리 설마 아니겠지? 두사람이 얼마나 친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화장실 앞 거울에 서 있는데 단발이던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자라있는 겁니다.
왜 머리카락이 자라있는거지?
그런데 점점 머리카락이 더 길어지는데 그 순간!!! 위를 올려보았더니 왠 여자가 긴 머리를 늘어트린 체 자기를 내려다 보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머리카락은 바로 그 여자의 머리카락이었던 것이죠. 바로 몇일전 밤에 보았던 그 여자!!
풀어줘! 풀어줘!
그리고 아이는 기절을 해버립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계속 나타났습니다. 시름시름 앓는 저를 향해 할머니는 아직도 그 여자가 보이냐고 물었습니다. "응, 나한테 왜그랬냐며 계속 풀어 달래" 그러자 할머니는 대뜸 서울에 일하러 갔다는 미선이 고모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미선이네, 미선이야." 그리고 알게된 사실, 미선이 고모랑 기철이 삼촌은 아주 금실좋기로 소문난 부부사이였습니다. 그런데 기철이 삼촌이 사기를 당해 집에서 술만 마셨고, 의처증처럼 미선이 고모를 의심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만 부부싸움이 있었고 기철이 삼촌이 밀치는 바람에 미선이 고모가 죽은 것이죠. 그런데 이 사람이 워낙 이 지역 토박이다보니 마을 사람들이 이 일을 감싸주고, 사고사로 처리해서 묻었던 것입니다. 바로 그 파란 대문이 있던 집이 그 두 부부가 살던 집이었죠.
그제서야 생각이 났습니다. 집 앞에는 동그란 흙더미가 2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미선이 고모의 무덤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바로 기철이 삼촌의 무덤이었습니다. 미선이 고모가 죽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도 역시 극단적 선택을 했던 것이죠.
동네 사람들은 예전처럼 사이좋게 지내라고 같이 무덤을 썼지만, 어쩌면 자신을 죽인 남편과 죽어서도 같이 뭍혀있었던 것이 싫었는지도 모를일,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모두 가서 죄를 빌어야 한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사연자는 그 일 이후로, 다시는 자신의 고향같던 할머니 집에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직도 그 무덤이 여전히 있을것 같아서 말이죠.
시청자 촛불 26개, 여자 귀신 분장이 어우 장난 아니었습니다. 에피소드 4는 이전에 비해 좀~ 약하다 싶었는데, 이번 화에서 순간 섬찟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 귀신보다 더 무서운 건, 그 마을 사람들이 취한 행동이었죠. 사실상 범죄죠.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그래서 저의 최종 점수는 23점 입니다.
스토리 4 - 뭔가 좀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귀신분장 9 - 간만에 살짝 쫄았답니다.
무서운 연출 5 - 중간 맛
공포감 5 - 이 역시 중간 맛
어둑시니(방청자)의 점수와 비슷하네요. 전반적으로 좀 산만했습니다. 귀신보다 개가 쫓아오는게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싱겁진 않습니다만, 왠지 익숙한 이야기적인 느낌도 지울 수 없네요. 그래서 평타입니다.
이번 에피소드 14에는 묘하게 단순히 귀신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범죄 이야기라고 해도 될 법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야기를 적다보니, 3편을 한 번에 읽으시는 것보다 각각 읽어보시는게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텍스트의 양이 많네요. 어차피 일주일에 한번 3개의 에피소드이니, 각각 들려드려도 좋을 듯 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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