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첫 문장입니다. 그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아주 많이 들었던 문장이며, 공감이 되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리뷰파파 리파를 만들고 거의 매일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처음 구독자가 생겼습니다. 작은 숫자일지라도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평소보다 이 글을 적어나가면서 한 문장 한 문장에 많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시원스럽게 적어 나가지 못하네요.
우리 밖으로 튀쳐나간 지, 이제 2달이 넘었네요. 우리 속에 있을 때, 어느 순간 공포가 몰려왔습니다. 누군가 나를 만져주고, 격려해주는 것조차 가끔씩 '날 잡아먹으려는 것 아닌가?', '이제 내가 더 이상 가치가 없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밖, 저 너머에는 안광을 내뿜는 야생의 늑대도 보이고, 정체 모를 울음소리도 들립니다.
그러나 전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내가 더 이상 길들여질 가치가 없을 때, 최종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어서 고기로 잡혀먹힌 다는 것을 말이죠.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매번 우리 안에서 주어지는 안식에 젓어 들었습니다.
우리 속에서 죽을 것인가, 우리 밖에서 죽을 것인가
어느 쪽이든 죽는 건 마찬가지 입니다. 단지 어느 쪽에서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 길들여진 삶과 야생의 삶, 그 어느 쪽이 더 좋다, 나쁘다를 확실히 할 순 없지만, 어째서인지 우리는 우리 밖으로 시선을 자주 돌립니다. 채찍에 맞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주인이 나에게만 밥을 적게 줄 때도 있습니다. 쉬고 싶을 때 끌려나가기도 하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주어지는 먹이의 양은 정해져 있죠. 가장 아쉬운 것은 단 한 번도 저 우리 너머의 세상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저 만족하며 살아가는 다른 이들을 보면 행복해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가 되었던 현재 처해진 현실 속에서 불만족을 느끼는 순간 불행해집니다.
행복한 사람은 비슷한 이유로 만족하지만, 불행한 사람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만족을 느낀다
2. 죽을 것 같은 더위를 추억하는 것은 겨울이 되어서다.
보통 이런 질문 한번 쯤 받아보셨거나, 하지 않으신가요? - "너는 여름이 좋아 겨울이 좋아? " - 아마도 한 번은 꼭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결론은 여름이었습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군생활의 영향이 컸을 겁니다. 배관보일러병으로 근무를 했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습니다. 일정하게 보일러도 틀어야 하고, 수도관은 항상 얼어서 아침 식사 후 설거지 할 물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던 기억들, 더구나 물탱크로 올라가는 관이 얼 때면, 물 자체가 나오지 않게 되죠.
그래서 겨울이면 매일 아침 일어나서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게 가장 처음 하는 일입니다. 보지 않아도 이미 물이 나오는 출구 쪽은 얼어 있을 확률이 아주 높았기 때문이죠. 확인하고 나서 물을 끓이는 건 이미 늦습니다. 강원도 철원 정도는 아니었지만 서부전선에서는 전방인지라. 11월이면 눈이 내렸고, 4월에도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 기억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몸에 기억이 되어서 인지, 그래도 굳이 선택하자면 겨울보다, 여름이 좋았습니다. 현실적으로도 그럭저럭 그늘에 들어가거나, 물이라도 끼얹으면 훨씬 나아지니, 돈 없는 사람들에게도 여름이 더 견디기에는 나았죠. 하지만, 요즘의 여름은 겨울보다 낫다고 말하기 쉽지가 않네요.
한해 한해 더워지는 날씨를 느낍니다. 정말 견딜 수 없을 만큼 더운 날씨에 돌아가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소위 밤에도 더위가 이어지는 열대야는 갈수록 기간이 길어집니다. 정말 에어컨 없이 선풍기 만으로 버티기에는 요즘의 여름은 정말 만만치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도 이제 처음 질문에 대한 대답에 자신이 없습니다. 이젠 그늘 밑에서도 더워 죽을 것 같으니 말이죠.
그런데 이번 여름에 우연히 지나가시는 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더위를 즐겨라, 겨울 되 봐. 아마 이 여름이 그리울 거다.
가벼운 말 한마디였지만,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렇죠. 분명 그럴 겁니다. 혹독한 추위가 살을 에듯이 뺨을 스치면, 죽을 것 같던 여름이 따스한 여름이 되겠지요. 결국 그런 겁니다. 우리 대다수는 현실에 만족하기보다 불만족스러워하죠. 그러니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라"는 말들이 이곳, 저곳에서 보이고 들리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톨스토이가 말한 비슷한 이유로의 행복은 바로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자세일 것이고,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한 것은 이건 이래서 불만, 저건 저래서 불만... 불만의 이유는 넘쳐날 것입니다. 더워서 불만이고, 추워서 불만이듯.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불만이던 시간을 추억하기도 하겠죠.
3.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말이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고, '뭔가를 해야 한다'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음~ 주로 영화 속의 악당들이 협박을 할 때 이런 말을 하죠.
가만히 있는게 좋을 거야.
오우~ 무서워라. 그런데 이런 영화를 보면 가만히 있지 않죠. 심리학에도 보면 청개구리 심리라는 게 있습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꼭 하고 싶잖아요. 기독교에 나오는 이브도 뱀의 유혹 때문에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던 선악과를 먹었지만, 결국은 이브의 선택에도 그 청개구리 심리가 작용했을 겁니다.
빨간색을 떠올리지 마세요!!!라고 하면 빨간색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말할수록 오히려 생각은 더 나게 되죠. 제가 처음 우리 밖으로 나왔을 때... 그건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그건 저의 선택이었고, 이제야 그 우리 속을 추억하기도 합니다. 단지 선택이란 말을 쓰긴 했지만, 극심한 공황장애와 심리적 불안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압박감이 밀려왔고 보이지 않는 손이 저를 죽음으로 내 모는 상황으로 내 모는 것들만 같았습니다.
이게 선택인 걸까? 아니면 무언에 힘에 의해 이끌린 건가? 어떤 이성적 이유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때 읽었던 책에 나와 있던 글귀가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여태껏 수없이 들었고, 알던 문장임에도 제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었으며, 뭔가 하자. 해보자라는 마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4. 어떤 선택이든, 그 선택은 항상 옳은 것이다.
부끄럽지만 이 말은 제가 오래전 만든 말입니다. 아마 누군가 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선택이란 게 그렇습니다. 매번 우리 일상에서 겪는 일이면서도, 때때로는 아주 크게 다가옵니다. 뭘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일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죠. 만약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유관순 누나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지 않았다면 그들의 운명은 달라졌을 겁니다.
역사적 위인이 아니라도 당신의 과거 속에서 기억되는 선택의 순간이 있을 겁니다. 그 선택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때로는 좋은 선택, 때로는 나쁜 선택... 그리고 떠오르는 후회의 감정. 어떤 사람들은 그 괴로움을 참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래전 이 말이 참 감동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사랑이란 것을 하다 보면 특히 이별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시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에 두려워합니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죠. 통속적인 드라마 속에서도 이런 설정들은 쉽게 발견하고, 아마도 당신 안 어디에도 이런 마음이 있을 겁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어떤 이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거라고 합니다. 내가 뭔가 받기를 원하는 것은 이기심이지 사랑이 아니며, 오히려 누군가에게 뭔가 주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라는 거죠. 조심할 것은 이 역시도 상대방이 원할 때 만이죠. 이걸 착각하면 스토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첫사랑, 아직 한 번도 사랑으로 상처받지 않은 그 사랑만큼은 이기적이기보다 이타적인 경우가 많으실 겁니다. 최소한 그 출발에서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바라보고 싶고, 뭔가 주고 싶은 마음들. 밀당을 해가며 사랑에 계산을 두지 않는 마음. 두려움 없이 그냥 사랑하라. 그것이 바로 '한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우리가 내렸던 모든 선택들에 후회라는 상처와 두려움을 지우고, 그게 가장 최선이었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때의 나에게 있어서 내릴 수 있던 선택 중 가장 좋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데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재미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나의 선택이 최선이었습니다. 당신도 그랬을 겁니다. 이제 바람이 꽤 싸늘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차가운 바람이 느껴집니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더워서 찬물로 샤워를 해야만 했었는데. 시절은 바뀌고 우리는 추억할 것입니다. 겨울의 그 어느 순간, 이 여름을
힘든 시간 속에 계시다면, 그 마음 다 위로할 수 없겠지만, 모두 다 지나간다는 사실을 느끼시고, 추억할 오늘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리뷰파파, 리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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