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혓바닥
저 개인적으로 이번 17화 중 비주얼적으로는 가장 섬뜻하고 괴기스러웠다고 할까. 더구나 심야괴담회 시즌4의 가장 강력한 공포인 A.I의 도입. 만화같은 느낌에서 이번엔 확실히 실사의 느낌을 살렸습니다. 더구나 A.I 덕분에 더 기괴한 느낌이 들어서 효과적이었죠.
이 이야기는 사연자가 50년 전 8살 때 겪은 일이라고 합니다. 여자분이십니다. 사연자는 어릴 때 저지른 실수 때문에 지금까지도 후회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1인칭 시점에서 적겠습니다.)
50년 전, 제가 어릴 때, 화장실을 가려고 밖으로 밖으로 나가는데 바둑이가 담쪽을 보며 짖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담벼락 위로 얼굴을 내밀고 집 안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그 아저씨는 제 앞까지 다가와서는 입에서 뭔가를 토해내는 거였어요. 그건 혀였습니다. 너무나 놀라서 도망쳐서 아빠에게 갔죠. 아빠는 두려워하는 저를 조용히 달래주셨습니다. 그런데 점점 아빠 얼굴이 아저씨로 변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꺄아아악!!!
꿈이었습니다. 잠자는 아빠에게 엄마가 다가와 깨우는데 아빠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 그렇습니다. 아빠는 그렇게 젊은 나이에 잠자듯 돌아가셨습니다.
마을에 초상이 나면 단골네라고 불리우는 아줌마가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마을의 돌아가신 분을 위해 천도굿을 치뤄주셨던 분이었죠. 아줌마는 쌀을 가져오라 하시더니 그 위에 아버지의 옷을 덮었다가 시간이 지나자 옷을 치웠습니다.
그랬더니 그곳에는 새 발자욱 모양이 세겨져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조금 이상한 것은 발자욱 뒤가 길게 꼬리처럼 늘어져 길게 뻗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그것을 보더니 마을 분들은 '다행이다'라며 아버지가 죽어서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간 거라고 말씀을 하셨죠. 그러나 단골네 아줌마는 쌀을 보면서 "이상하다. 이상해" 하시더니 갑자기 호통을 치셨습니다.
이러다간 남은 두사람도 모두 죽을 수 있어!!!
그리고 망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상징인 삼베천 가르기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삼배를 잡고, 단골네 아줌마가 '갑시다' 하면서 천을 찢는데 중간쯤 되어서부터 천이 찢어지지 않는 것이었죠. 결국 칼을 가져와 겨우겨우 찢어냈는데, 이 일로 단골로 아줌마는 엄청 힘들어하시고, 마을 사람들도 수군대었습니다.
"어우 망자가 안 가려나 봐 어떡해", 그런데 이런 수군거림도 잠시, 더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아버지의 상여를 집 밖으로 내어가려는데 꼼짝도 하지 않는 겁니다. 사람들이 몇사람 더 붙어서 겨우겨우 집 밖으로 옮기려는데 단골네 아줌마가 갑자기 울면서
아이고 내가 처자식을 두고 어떻게 가나?
마치 아줌마가 아빠에게 빙의라도 된 듯 울부짖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줌마가 돌변하더니 저를 향해 "혀를 뽑아 버릴 거야!!"라고 소리를 치는 거였습니다. 사연자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답니다.
그리고 정신이 들고 나서야, 단골네 아줌마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저는 자기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혀를 내밀던 그 아저씨를 며칠 전 만났던 것입니다.
얼마 전 친구랑 나무작대기 하나 잡고 산으로 놀러를 갔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았더니, 허억!. 목에는 밧줄을 감고 혓바닥을 길게 늘어트리고 있었습니다.
마치 메롱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사연자를 찾는 목소리리가 들렸습니다. 주인공은 다시 아저씨를 바라보고는 메롱하고는 친구에게로 달려갔습니다.
그 사람은 목을 메서 자살을 한 사람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어려서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발이 땅에 닿아 있었고, 혀 때문에 밧줄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죠. 그러니 메롱하고 놀리는 줄 알고 같이 메롱했던 거였습니다.
그 사실을 엄마에게 말하면 저를 미워할까 봐 말도 못 하고 있었고, 엄마는 생계를 위해 저를 데리고 상경을 하게 되었답니다. 반지하에 집을 구해 일하러 간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있는데 창밖으로 자꾸만 왔다 갔다 하는 발이 보이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다리 뒤로 뭔가 질질 끌고 다니는 게 있었는데.... 바로 밧줄!!! 그... 그 아저씨다 생각하는 순간 멈춰 선 다리. 바로 방 쪽을 향해 멈춰있었습니다.
이윽고 툭 떨어지는 머리를 사연자를 향해 쳐다보는 아저씨, 급히 뛰어가 장롱문을 닫고 있는데, 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아저씨가 혀를 쭈욱 내밀고는 저를 노려보는 겁니다. 그리고 혀로 사연자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순간 갑자기 아저씨가 뭔가 뒤에서 당기는 것처럼 끌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창문에 대롱 매달리는 아저씨, 누군가 밖에서 밧줄을 잡아당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곤 이내 밖으로 끌려나가는 아저씨
그리고 저는 그 밧줄을 잡고 가는 낡은 구두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뒷굽이 닳은 아버지의 구두였습니다.
목에 밧줄에 조여있는 흔적과 실핏줄이 터진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결국 그동안 감쳐둔 이야기와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었죠.
그리고 전화가 갑자기 걸려와서 아버지의 무덤이 이번 장마에 쓸려내려 갔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막상 찾아가 보니 그 인근이 산사태로 무너져서 여러 개의 무덤이 유실된 상태였죠.
겨우 힘들게 아버지의 시신을 찾아 다시 정리를 해드리고, 어머니는 단골네 아줌마에게 이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렸더니 호통을 치셨습니다. 그래서였구먼, 그랬어. 망자가 떠나면 경건해야 하는데 어디서 혀를 내밀고 놀려!!
자살 한 아저씨가 제 행동에 화가 나서 찾아온 것이었고, 아버지의 장례식날 새 발자국으로 나와 있던 것은 바로 아버지가 밧줄을 잡고 그 아저씨를 끌어낸 흔적이었던 것이죠. 그날 단골네 아줌마는 아버지의 관 위에서 화난 얼굴로 밧줄을 맨 다른 사람의 영가를 보았었다고 했었습니다.
어디 겁 없이 자살귀에게 혀를 내밀어!!!
이후 엄마와 주인공은 제사상을 준비해 그 아저씨가 죽었던 장소에 찾아가 죄송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위령제를 지냈었고, 결론적으로 그 아저씨와 아버지의 제삿날이 같은 날이었기 때문에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버지 제사상 옆에 그 아저씨 제사상도 따로 준비해서 차례를 지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의 최종 점수는 30점입니다.
스토리 10 - 스토리 완벽했습니다.
귀신분장 7 - A.I의 기괴함이 느껴지는 혓바닥!!!
무서운 연출 7 - 문 밖을 서성이는 장면이 가장 쫄깃하더군요
공포감 6 - 공포감 보다는 좀 기괴함이 컸습니다.
어둑시니의 촛불은 36
사실상 2화였던 탈출이 우승을 했지만, 저는 3화인 혓바닥이 더 무섭고 기괴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A.I의 미흡한 부분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특히 아이가 혓바닥 귀신을 보고 무섭다고 아빠한테 달려갈때 표정은 즐거워 보이더라구요.
자, 이렇게 시즌4의 17화 에피소드 3개에 대한 리뷰를 모두 마쳤습니다. 좀 늦었네요. 오늘 밤에 18화가 방영되죠? 보고 나면 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단골이라는 말이 바로 이 단골네 무당에서 어원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겠네요.
◇ 이글에 사용된 캡처 영상은 네이버 TV 심야괴담회 편을 통한 출처를 밝히는 바입니다.
'영화 보기 (+ ME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야괴담회 시즌4 18화 리뷰 (역대급) 1,2편 (7) | 2024.11.13 |
---|---|
지옥에서 온 판사. 오늘의 사법계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 (8) | 2024.11.13 |
심야괴담회 시즌4 17화 리뷰 1,2편 (4) | 2024.11.10 |
매버릭(Maverick) 서부영화 1994년 멜깁슨 (8) | 2024.11.04 |
지옥 시즌 2 리뷰 00. 형 만한 아우는 없었다. (2) | 2024.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