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적은 draft가 날아가버렸네요. 시스템 문제가 있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시 적을 수도 없는 것이며, 의미가 있을까.
오랜만에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동생 둘을 만났습니다. 2년만.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격동의 시간을 겪은 던 제 자신의 이야기가 중심에 있게 되었습니다. 거의 혼자 쏟아낸 것이죠. 그 친구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나 싶었지만, 뭐 없는 일도 아니며 자연스럽게 풀어낸 거죠.
식사후 가까운 대학가 운동장에 앉자 편의점 커피한잔을 하며 여러 충고들을 들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객관화, 그리고 현실직시. 한 친구가 철학과를 나왔더군요. 그 앞에서 최근에 알게된 인문학에 대한 여러이야기들은 한마디로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했다는 느낌이 들만큼 부끄럽게 다가왔습니다.
그 친구도 질풍노도의 삶을 겪었고, 최근에도 집 안에 여러 우환들이 겹쳐, 스스로 중심을 잡고 그 모든 것을 견디어 낸 이야기를 듣노라니, 지금은 쉬고 있지만 그의 쉼은 저와는 질적 차이가 클만큼 풍요로왔습니다. 참 초라해지더군요.
형님이 자기 객관화를 했으면 한다. 지금까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며 결국 내가 보기엔 욕구불만으로 비추어진다. 노가다를 뛰던 아니면 이제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든 그냥 하시라. 이래도 돈 벌고, 저래도 돈 못번다면 하고 싶은거 해야죠. 그러나 이젠 개인이 아니라 가족이란 운명공동체가 되었으니, 그것에 대한 책임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건 아이들이 해줄 몫은 아니니, 형님이든, 형수는 누군가는 해야 할 현실이다.
수많은 지식들 가지고 이야기 한들, 우리는 현실에 이 두발을 디디고 살고 있으니, 그 안에서 살아야 한다. 현실을 다시한번 직시하시길 바란다. 두시간을 이야기할 지식보다 오늘 하루 노가다라도 나가서 12만원이라 받아오는 그게 어쩌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결국 몇시간동안 형님 이야기에서 내가 느낀 것은 과거의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욕구 불만이다. 그냥 하시라. 그 일이 좋으면. 다만 그 일을 함에 있어서...그 일로 내 가족을 충분히 누리고, 내 가족에게 뭐든 해주겠다는 각오로 하시라. 나는 그러했다.
머라고 답할게 없었습니다. 부끄럽고 초라했습니다. 그의 말에 틀린 점은 없습니다. 단지 그가 하는 말에 대해서 저 자신이 고민하지 않는다거나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참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gap이 느껴지더군요.
그저 밥만 먹고 살아가는 정도의 나의 쉼, 아침에 수영가고 골프치고, 서재에서 책을 읽는 그 친구의 쉼. 결국 저 스스로는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더 나은 삶이라고 누가 규정한 것도 아님에도, 타자의 삶에 저 역시 녹아들어가 있으니까요.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4시 반 잠이깨서 아침 루틴을 하고, 나는 무엇인가에 대해 명상을 했습니다. 시기, 질투, 서글픔, 초라함 여러 감정들을 흘려보내기 하고, 그럼에도 이 글을 적으며 그 감정들이 스칩니다.
11월9에 들은 이야기, 마치 119 신고센터에서 제 인생에 구급활동을 받은 느낌입니다. 세겨듣고, 지우렵니다.결국 내 삶은 내 삶이니까요. 참고하고, 누가 대신 살아주는 삶이 아닌 내가 온전히 책임질 일입니다. 리듬 잃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오늘 하루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늘을 주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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