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draft

241112 화 0842 좋은 약은 쓰다

리뷰파파 리파 2024. 11. 12. 08:59

지난 토요일에 지인들을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가 벌써 몇일 째 마음 속에 남아 저 자신을 흔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너무 말이 많았습니다. 얇박한 지식 몇개와 경험으로 어쩌면 자존감을 채우려고 그토록 떠들어 댄 것 같습니다.

 

저는 과정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과만 따지만 방법이 어떠하든 괜찮다는 것은 운에 기대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결과를 위한 과정의 순결성과 정확성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결과는 수많은 변수들에 따라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의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과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이 평가를 내리는 것은 결과입니다.

 

2년만에 만난 이들과 아무리 길게 이야기를 나누고 반복된 이야기를 나눈들, 그 과정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또한 지금 보이는 모습이 모든 결과라고 단정할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와 저의 삶의 질은 참 차이가 크더군요. 겨우 밥만 먹고 사는게 뭐 그리 자랑이라고. 자존심도 상하고, 또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냥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그의 말, 그저 내가 욕구불만에 가득찬 사람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그의 말.

 

씁니다. 그리고 마음을 후벼팝니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죠. 여러모로 좋아지 우울증. 사실 더는 우울한 느낌도 공황상태의 두려움에 휩싸여 비이성적 생각에 몸부림 치지도 않습니다. 먹고 살 걱정을 하며 하루를 낭비하고, 어쩔 줄 몰라 괴로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무언가에 바쁘듯 쫓기며, 이제 스스로 나 자신에게 주었던 휴식이 조금씩 끝을 향해 다가갑니다. 디지털 노마드의 이 일들이 재미있고, 즐겁지만, 제 현실은 가장의 역활을 다하지 못하는 남자.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걸 해주고 싶어도 다음에 하자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남자. 그럼에도 요리하나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겨우 설겆이와 청소만 하는 남자.

 

아침이면 도서관에 와서 글을 적고, 책을 보고, 너무 졸릴때는 엎어져 자는 남자.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체조와 명상을 꾸준히 하고, 기도하는 남자.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지만, 너무 지나쳐서 병을 얻었기에, 잠시 스스로 둔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남자. 여러가지 재주를 가진 남자, 가족을 사랑하고 가치가 무엇인지 아는 남자. 승자가 되어보기도 했고 패자가 되어보기도 한 남자. 그리고 이 삶에 큰 미련도 없는 남자. 그럼에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매일 하루를 감사하게 시작하는 남자.

 

불과 몇달전에 비하면 지금 이렇게 숨쉬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 할 만큼 변화를 경험하고, 일으킨 남자.

 

오늘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에 와서 글을 읽어주시고,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줄 미래의 고객들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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