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draft

241103 일 0925. 아이와의 대화

리뷰파파 리파 2024. 11. 3. 10:01

어제 밤, 아이가 잠에서 깨어 잠이 오지 않는다며 부부의 침실을 찾았습니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나 역시도 정신과약을 먹지 않고 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자지 않아도 돼. 그리고 그냥 지겨운 책을 봐

 

그리고 침실에 다시 누웠으나, 저 역시 잠이 깨버린 것 같아, 역시 거실 소파에 앉아 같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네요. 아이는 자긴 책을 많이 읽는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저는 내가 경험한 너는 책을 보지 않는 모습들만 보았기에, 그렇게 밖에 너를 판단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를, 지금은 자야할 시간이니 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맞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죠.

 

그런 와중 아주 개인적인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저도 잘 판단이 되지 않으니 침묵하겠습니다.

 

그러나 저희 가정에는 꽤나 심각한 일이 최근 있었고, 아이는 그것에 대해 스스로 저한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도 그와 관련해서 저의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 하고, 그 와중에 아이는 서러움 같은 것을 쏟아내기도 하고,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책은 여전히 어느 한페이지에 머물러 있었고, 저 역시 번잡한 마음에 더 읽지는 못했습니다. 시간은 4시를 넘겼고, 아이는 이제 억지로라도 자러가겠다며 밤으로 갔습니다. 아이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죠

 

너랑 나랑은 어쩌다 아빠랑 아이로 만났을까. 그래서 사랑한다.

 

그리고 저도 침대로 와서 누웠습니다. 피곤했었는지 잠이 들었고 7시에 깨었죠. 백수의 특권입니다. 직장을 다닐땐 7시면 거의 회사에 출근을 해 있어야 했습니다. 우습네요.

 

제가 과거의 저와 참 많이 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성장이랄까. 그건 흔들리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이 저의 일상의 리듬을 그리 오래 무너트리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저는 뭔가 결심하면 일이 터졌습니다. 결국 그걸 계기로 모든 의욕도 사라졌고, 항상 시도는 펑 터지는 불꽃처럼 무엇도 태우지 못한 채 빛나고 사라져갔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저는 그런 흔들거리는 일들에 크게 동요치 않습니다. 전혀 동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 아직 삶의 깨달음을 다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학식의 깊이는 커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이 체험적 깊이보다 못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인생의 가치를 '경험 하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이건 저의 가치죠. 저의 삶의 목적과 이유입니다. 저라는 개체의 진리며, 이것은 가설입니다.

 

그래서 어떤 경험이든, 그 경험은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그것을 판단하기보다 그 일로 일어나는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의 경험을 모두 감사한 것으로, 하나의 목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최근 철학과 관련된 아주 잘 되어 있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깊이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의 구조를 바라보게 하는 통찰을 가져다 주는 책입니다. 2권은 정리를 마쳤고, 3권째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흔히 마음공부와 끌어당김, 뉴에이지 철학등의 이야기들을 내세우며 인터넷에 수없이 많이 떠도는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한쪽으로 치우쳤으며, 자기 모순적이며, 고대 그리스 시절의 철학자의 사상의 본류 조차 못한 구석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분은 하루에 하나의 책을 매일 소개합니다. 정말 대단하고 그 분의 노하우를 알고 싶고, 좋아합니다.

 

그러나 저는 책 한권을 1번 읽는데 하루로는 부족하며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기에), 또한 그 1번으로 내용을 파악하기 조차 쉽지 않습니다. 최소한 2번 그리고 그 2번째는 꼭 정리를 해갑니다.

 

그 정리는 거의 책을 타이핑하는 수준으로 디테일하게, 그럼에도 핵심적인 것들을 적으려 합니다.

처음엔 반복적인 것은 피했으나, 이젠 그 반복 역시도 하나의 학습의 과정이라 여기며 적습니다.

 

그래야만 그나마 숙지하진 않아도 책을 펼치면 그 안에 담겨졌던 이야기들의 전체가 들어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잊게됩니다. 그것이 저의 것이 된 것일까요?

 

아니, 그보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나의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데.

아니, 아니지, 수입이 없어도 지금 삼시세끼 잘 먹고,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 해주고 있으니 책임을 지고 있죠.

 

그래서 저는 항상 저의 이 풍요에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조급하지 않습니다. 저는 신이 저를 항상 먹인다는 믿음을 믿습니다. 이건 저의 체험이었으며, 저의 사유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닙니다. 지금 넘어졌다고 끝도 아니요, 지금 1등으로 달리고 있다고 끝도 아닙니다. 삶은 죽음 그 목적에 도달할 때가지 계속됩니다.

 

칸트가 죽으며 남겼다는 유언, ' 잘 살았다'

그리고 붓다께서 열반에 들기전 공양받은 음식이 비록 상한 것을 알았음에도 스스로의 가치대로 주어진 것을 먹고, 다른 이들에게 그것을 먹지 못하도록 하도록하여 자신의 믿음을 실천한 것과 누구에게 강요하지 않은 것. 심지어 그 음식을 준 이에게 죄책감이 들지 않도록 조치한 과정은 유튜브 속에서 깨달았으며, 성공했으며, 이렇게 살아야 하며, 세상은 이런거라고 말하는 그 모든 말들에 대한 보편적인 가치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허상이다. 그래서?

세상이 진실이다. 그래서?

양자역학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뇌과학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저는 수많은 마음 공부를 했던 이들이 찬양하는 책중에 하나인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란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1권을 읽고 실망감을 드러내며, 15년도 전에 규정해버렸습니다. 제가 그 책을 지금 읽으면 어떨지 모르지만 아직 그 경험이 있어 그 책을 찾진 않습니다.

 

경험이 전부도 아니며, 이성적 판단이 전부도 아니지만, 저는 두가지가 모두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신으로 부터 받은 이성. 이 태양계에서 아직 그 이성을 가진 존재는 인간 뿐입니다. 정확히 호모 사피엔스죠.

 

아이와의 대화에서 저는 제 자신을 봅니다. 무섭도록 닮은 부분. 그래서 항상 저는 그 아이가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사랑합니다.

 

방법, 사유의 방식, 경험 그게 무엇이었던 간에 저는 이제 3달 정도의 시간만에 건강을 많이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매일을 가치있는 시간들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오늘 1주일간 적었던 다이어리를 보며, 하지 못했던 것들, 욕심부렸던 것들, 해낸 것들을 봅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표(KPI)를 만들어서 객관적이고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행동을 가지고 그 말을 평가치 마라.
또한 말만을 가지고 그 사람을 평가치 마라.

 

리뷰파파인 제가 가진 하나의 신념입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draft를 마칩니다. 일요일입니다. 충분히 쉬시고, 가족과 함께 하십시요. 혹은 사랑하는 그 누군가와 함께 하십시요. 삶은 오늘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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