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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플릭스_아무도없는숲속에서 감상평_FROG

리뷰파파 리파 2024. 9. 8. 15:10

1. 볼만한가?

볼만합니다.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쫀득합니다.

 

정확히 3번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큰 기대감 없이 보게 되었고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루즈하다는(스피드감이 없다) 평들이 많았던 것도 기대감을 낮추는데 큰 작용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민시' 여배우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았기 때문에 한 번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되었지만 거의 거를 부분이 없다는 느낌으로 긴장되고 쫀득한 느낌이 많았습니다.

 

이 드라마에 스피드가 필요한가? 이야기 적으로 어떤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는 충분히 내용을 더 줄이고 속도를 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보다 그것을 풀어내는 연출적인 힘이 무척 강력합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말 할 것도 없구요.

감독이 누군지 찾아보았더니 '모완일', '손호영'이라는 분들이더군요. 공동 연출입니다. '모완일'씨는 KBS 드라마 감독 출신이더라구요. 대표작이 여럿있지만 '웃어라 동해야','최고다 이순신'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하나는 KBS1의 일일연속극이었고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며, '최고다 이순신'은 아이유가 주말드라마 주인공으로, 그것도 이순신이라는 특이한 이름이라 보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재미게 보았었구요. (부부의 세계의 '모완일'이라는 홍보를 하시지만.. 저는 보지 않아서 ^-^;;)

 

그러나 그 대표작 2개를 가지고 '아무도없는숲속에서'를 비교한다면 도저히 상상히 되질 않습니다. 너무 분위기도 다르기에 과연 그 분의 작품이 맞나 싶은 느낌입니다. 마치 '극한직업'을 찍은 분이 '복수는 나의 것'을 만든 것 같은 괴리감과 동시에 이 분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 진다고 할까요. 

손호영은 연출이 아니고 작가십니다. 그러나 네이버 검색을 하면 넥플릭스에는 두분이 연출이라고 나옵니다. 이 작가분은 아직 이름만으로 검색을 해서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왜냐면 '신인작가'이기 때문이죠. 극본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애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영어 제목 "FROG"는 여지껏 우리가 주목해 왔던 시선의 다른 곳을 보게 했다는 점입니다.

 

앞서도 이야기에 어떤 커다란 반전이 있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의 화요일과 수요일 같은 느낌이랄까. 장르는 스릴러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2가지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루고 있으며, 결국 그 두 이야기는 하나의 시점에서 만납니다. 충분히 예상 되는 부분이며 어마어마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스토리 상에 '해설'을 따로 할 부분도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기대 없이 보아서 처음 보았을때 설렁 설렁 보느라 몇가지 놓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가지 이야기가 겹쳐지는 부분에서 소름이 돗았었는데, 두번째 보았더니 조금만 주목해서 보면 충분히 간파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만, 이러한 구성 방식은 꽤 괜찮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예측되는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각 캐릭터가 취하는 대응 방식은 기존의 플롯을 따라가지 않는 신선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론 같을지라도. 바로 이것이 이 영화가 가진 힘입니다. 그 풀어가는 과정이 사람을 집중하게 하는 리듬이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의 경우 저는 건너띄기를 해서 보는 편입니다. 1회차가 좀 그랬습니다. 뭐 이동을 한다거나 무의미한 대사같은 전체적인 스토리 맥락이 벗어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러나 2회차 부터 넘겼다가 다시 돌리는 상황이 발생하더군요. 그리고 4회쯤 부터는 더 이상 건너띄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라는 제목 때문인지 매 회 마다 나오는 대사가 있습니다. 어떤 분위기는 만들어 주지만 뭐랄까, 다 보고 나니 좀 뜬금 없다는 느낌도 들고, 제목 역시 오히려 영어 제목인 'frog'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 미친 연기를 제대로 미친 연기로 보여준 '고민시'

고민시 배우를 알게 된 것은 '마녀'에서 주인공의 친구 역으로 나왔을 때 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스위트홈'에 나왔었는데.. 이 드라마는 괴물이 나왔다는 것 말고는 딱히 지금 기억에 남는게 크게 없습니다. 아~! 주인공이 괴물화 되려다가 말았다는 정도. 그렇기에 그녀에 대한 기억도 크게 남은게 없으며, 가장 최근에 '밀수'라는 것을 찍었었죠? 그 영화 자체가 크게 와 닿는 바가 없어서 넘어가도록 하죠. 그러나 '밀수'에 나온 '고민시' 배우에 대한 기억은 또렷합니다. 역활 자체가 서브인지라 그에 맞는 충실한 역활을 해주었다는 정도..

 

그러나, 그 모든 역활에 나온 여자가 정말 이 여자라구? 하는 생각이 들만큼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특히 1회에서 보여준 그 알 수 없는 표정, 그리고 그 광기어린 본색이 드러날 때의 모습들을 보면 '와우' 라는 탄식이 들 정도입니다.

배우 스스로가 캘릭터 분석 정말 깔끔하고 독창적으로 했다고 봅니다. 너무 비현실적인 또라이 짓을 하면서도 너무 현실적인 모습들, 그리고 최대한 그 단점을 극복하는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하는 악역. 그리고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듯한 정말 독특한 광기를 보여줍니다.

3. 음악!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 큰 줄기

이른바 어떤 영화나 드라마가 히트를 치면 O.S.T로 또 한방 터트리지만, 이 영화는 그런 인상적인 음악은 없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B.G.M 이지만(단 한곡 인상적인 곡이 있긴합니다) 그 음악들이 아니면 이 정도의 긴장감을 연출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가만히 들어보면 그냥 그렇게 만들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음악을 맡으신 분이 '개미'라는 별칭을 쓰셔서 요즘 신세대인가 했습니다만 나이도 있으시고 수많은 드라마들의 음악 감독을 하신 거장이시더라구요. 연출자와의 합이 정말 잘 맞으셨을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예전 어떤 음악감독의 이야기 중에 기억 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 영화음악이 어려운 것 중에 하나는, 음악이 주인공이 되면 안되요. 음악은 영화의 배경이 되어줘야 하는데 이것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무도없는숲속에서의 음악은 이 부분을 아주 충실히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몇 곡은 인상적으로 귀 속을 맴돌면서도 그 음악이 아닌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또한 그 음악들 없이는 제가 느낀 그 쫀득쫀득한 긴장감,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궁금함이 과연 생겼을까 싶습니다.

4. 개구리 (Frog)

영화의 핵심이 되는 대사중에 하나가 바로 개구리 입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라는 이야기가 있죠.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큰 주제입니다. 스포일러 같지 않은 스포일러 하나를 하자면(알아도 전혀~~~ 무방합니다). 마지막에 '진짜를 못잡으면서 개구리를 잡긴 싫다'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세상은 우연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 우연 속에서 인과관계를 찾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진화에서 나타나는 생존 본능 같은 겁니다. 우리가 우연히 하늘 위에 구름을 보면 가장 먼저 '얼굴'이나 '동물' 같은 것을 찾는다고 합니다. 즉 나를 위협할 대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죠. 

 

저는 이 영화 속에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저 대사가 너무 좋았습니다. 피해자의 인권보다 범죄자의 인권을 더 지키는 현대 사회. 현대 사회의 어떤 모순점에서 한 부분을 아주 코~~~옥 찌르는 부분이 아닌가. 가끔 영화를 보다보면 고구마 먹는 것처럼 답답한 부분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죠. 정말 몇명을 죽여놓고도 경찰들이 그 범죄자를 보호하는 장면이죠. 때로는 그 범죄자를 징벌하려는 정의의 사도를 더 막는데 힘을 쓰기도 합니다.

 

근 몇년간 '사적보복'과 관련한 매체들이 참 많이 나왔습니다. 당하지만 않고 깔끔하게 복수도 하는 모습들에 시청자들은 통쾌함을 느꼈죠. 이와 관련하여 토론이 이루어지던 것들도 기억됩니다. '법'이 너무 허술하고, 처벌 수위가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는 것들이죠.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적보복이 통용된다면 세상은 아비규환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1명을 죽이나 10명을 죽이나 큰 차이가 없는 판결들을 보면 '법'의 한계를 절실히 느낍니다. 정의라는 것이 정말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죠.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가해자와 피해자에만 비쳐지던 시선입니다. 영화는 또 다른 피해자를 발견하게 해줍니다.

 

흔히 추격전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피해차량들, 장사하시는 분의 가게, 범죄 현장의 소유자들. 그저 우리가 흘려보냈던 범죄의 과정 속에서 혹은 수사의 과정 속에서 발생되는 피해들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었잖습니까. 그러나 그들이 입은 피해가 최종 피해자보다 작다 한들, 그 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그들 인생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사실

 

사기 사건이나, 경제 사범이 딱 이런 케이스일 것입니다. 그 일로 사람이 자살을 하고 수 많은 과정이 붕괴되어도 그들은 큰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과연 그것이 맞을까요?

 

그러고 보니 제가 자꾸 이 드라마를 영화라고 표현을 했네요. 저에겐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한편 본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이죠. 조금 중간에 기싸움 같은 부분을 편집해서 '영화판'으로 재탄생 시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도 강렬한 인상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 작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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