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착각에서 깨어나라
01장부터 04장까지 우린 두개의 문장 단락을 접했으며 그 해석을 적어보면 " 관자재보살(관세음보살)이 부처의 깨달음으로 자세히 보니 물질이 다 비어 있어. 근데 그 비어있는게 물질이야."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무려 4편의 글을 읽어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처음 보신다면 01부터 차근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좀 속도감 있게 진도를 빼겠습니다. 반야심경은 크게 두개의 단락으로 저는 구분합니다. 가능하면 오늘 그 전반부를 모두 끝내보고자 합니다.
사리자,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不淨)
부증불감(不增不減)
사리자야 / 이런 것들이 공의 상태이므로 / 생기지도, 소멸하지도 않고 /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고 / 늘지도, 줄지도 않아
시고(是故) 공중무색 (空中無色)
무수상행식(無受想行識)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
그러므로 공에는 색도 없고/ 수상행식도 없고 / 안이비설신의도 없고 /색성향미촉법도 없다.
자 여기서 수상행식은 앞서 나온 '오온'에서 색만 빠진 정신활동이죠, 그리고 나머지 두개 없는 것은 기본 한자를 배우신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감이 오실겁니다. 그럼에도 굳이 한자 소리로 해석을 적은 것은 '오온'처럼 불교에서 등장하는 18계를 알기 위함입니다. 18개라는 숫자에 겁먹으실 것 없습니다. 저게 바로 18계입니다.
18계는 6근(6가지 감각기관), 6경(6가지 외부대상), 6식(이들의 접촉으로 인해 벌어지는 6가지 내부인식)입니다. 우리가 흔히 5감각을 이야기하는데 6가지라고하면... 혹시 그 유명한 영화 'SIX SENSE' 의 육감일까요? 한자 그대로 한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안이비설신의 - 눈,귀,코,혀,촉감,의식' 마지막 意(의)는 '뜻 의'자죠. 의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생각이라고 설명하는 분들도 있는데, 맞으면서도 맞지 않습니다. 오온에서 생각활동을 4가지로 구분하듯 불교에서는 뇌과학만큼은 아니지만 의식작용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음과 뜻을 자연~ 스럽게 일치시키는게 이해하기도 훨씬 쉽죠.
색성향미촉법은 바로 이 6가지의 감각의 대상인 '색깔,소리,향기,맛,느낌,판단법칙'입니다. 이제서야 色이 우리가 알고 있던 의미 그대로 사용되고 있죠. 그래서 알면 알수록 한국 스님들이 참 대단하십니다. 번역하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지... 마지막 法(법)은 '법 법'자죠. 판단과 같은 사고작용을 말합니다. '판단'을 하려면 나름의 자기만의 기준(법)이 있겠죠. 해서 외우기 쉽게 판단법칙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6식이 남았는데 이건 識(알 식)자로 앞서나온 안이비설신의와 같은 것입니다. 본래는 안식,이식,비식 이렇게 붙입니다. 그리고 굳이 여기까지 알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6경은 특이하게 경계라는 의미로 안계,이계 이렇게 '계'를 붙입니다.
자 여기까지를 보면 이 비어있는 것에는 우리의 감각기간도 없고, 그 감각의 대상이 되는 것도 없고, 그래서 그 느낌 작용도 없다는 겁니다. 그럼 지금 내가 보는 것, 들리는 것, 느껴지는 것들은 뭐죠?
모두다 착각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깨어나라는 것이죠. 깨달음이라는 말이 참 많이 나오는데 간단히 말하면 '이해'죠. 부처님이 이해한 관점으로 보면 그 모든게 사실은 다 착각이라는 겁니다. '색즉시공'을 보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양자역학을 통해 저는 과학적으로 이것이 사실이다라는 '이해'를 했지만 결코 '반야바라밀'의 근처도 못갔습니다. 왜냐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이 현실이 너무나 사실같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깨달은 것이 아니죠.
금지된 사랑을 하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대사처럼 " 머리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자꾸만 당신이 생각나요"
2. 내가 가르친 것도 다 없다. 부처란 것도 없다
아니, 갑자기 이게 무슨소리인가 싶지만, 세상 모든게 공하다고 한 마당에 자기가 가르친 것들이 뭐 그리 중요한 것이겠느냐. 다 잊어라. 어차피 내 가르침은 '이 세상이 진짜다'라고 믿는 깨달치 못한 것들이니~.. 뭐 이런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실제로 '선불교' 계통이 있습니다. 그 선불교의 유명한 고승이 '부처도 모두 죽여야 한다'라고 한 말과 일맥상통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무안계(無眼界) 내지 무의식계(乃至無意識界)
무무명(無無明) 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 내지 무노사(乃至無老死) 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
개인적으로 반야심경 암송할때 이 대목부터 참 헷갈리더군요. 특히 저 내지가 어디에 붙는지도 모르겠고 혼돈스러웠습니다. 앞서 여러분에게 제가 18계를 설명 들였지. 사실 이런 바탕을 제가 가지고 있었다면 조금은 덜 고생스럽지 않았을까 합니다.
먼저 제가 가장 무슨소린지도 몰랐던 '내지(乃至)'는 A부터 B까지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6근,6경,6식에서 6경을 계를 붙인다고 했었죠? '세계'할 때의 바로 그 界(경계 계)입니다. 안계부터 의식계까지 모두 없다는 거죠. 그리고 뭔지는 잘 모르지만 문장구조만 가지고 해석을 해보면 '무무명역무무명진 부터 무노사역무노사진 까지' 라는것이 보입니다. 그럼 이게 뭔지 알아봅시다
이것은 12연기입니다. 12연기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난 뒤에 발견하셨다고 합니다. 불교의 가르침의 핵심이 '空'이라는 것과 그래서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거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드렸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는데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애시당초 이런 말들이 나오질 않겠죠. 그래서 '일체개고'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모든게 '고통'이란 것이죠. 즉 그 고통을 없애려면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고통이 오는 것일까요?
석가모니께서는 '연기법'이란 것을 깨달았는데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면 이것이 있다'라는 겁니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죠. 물론 저 말씀에는 더 오묘한 뜻이 있으나 일반적 상식으로 접근하면 '내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나', 혹은 '니가 전생에서 나라를 구했나보구나' 이런 말들을 자주 씁니다. 바로 '윤회사상'입니다.
좀 길어보이는 이 문장에 반복되는 2단어가 보입니다. 바로 '무명'과 '노사'입니다.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이것이 바로 12연기의 시작과 끝입니다.
그럼 12연기를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한자는 건너띄겠습니다. 무명(모르고), 행(행동하고), 식(판단하고), 명색(어떤 물질이 있고), 육입(6근과 같이 이해하세요, 6가지 들어오는게 있고), 촉(명색이 육입과 접촉이 생기면), 수(느낌이 생기고), 애(사랑,갈증이 생기고), 취(이것을 취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유 (취로 인해 실제로 '있다'는 생각이 들고), 생 (태어나고) 노사 (늙고 죽게된다)
이해하기 쉽게 해설문을 달았는데 12연기는 단순한 나열이 아닌 아무것도 없는 '공'한 세상에서 우리가 왜 괴로움을 얻게되는 순서를 적어둔 것입니다. 깨달치 못한 상태에서(무명) 행동(행)하고 그 과정에 분별을(식) 가진체로 어떤 사물을(명색) 안이비설신의로(6입) 접촉했더니(촉) 수(느낌이 생기고), 애(그것을 사랑하는 감정이 생기고), 취(갖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유(그러니 이게 실제라고 생각이든다), 실제로 있는 것은 태어나고(생) 노사(변하고 마침내 사라진다)
12연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사고 작용이 그대로 적혀있습니다. 처음 석가모니가 연기법을 말씀 하실때는 8연기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자꾸 질문을 하다보니 설명이 달려 12연기가 된 것이죠. 가령 원래는 마지막이 有(유)였으나 제자들이 자꾸만 태어나면 왜 죽습니까 같은 질문을 하다보니 生(생),老死(노사) 같은 것을 추가하였다고 합니다. 마지막의 노사는 단순히 늙고 죽는다는 의미보다는 뭔가 생겨나면 변하게 되고, 그러다고 소멸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어떤 괴로움이 있으면 이 12연기에 따라 역으로 원인을 찾다보면 지금 내가 깨달치 못한 無明(무명)을 알게 된다는 것이죠. 이런 용어들을 모르고 외우니 헛갈리는거였죠. 자 그럼 다시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무안계(無眼界) 내지 무의식계(乃至無意識界)
무무명(無無明) 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 내지 무노사(乃至無老死) 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
6경도 없고, 12연기도 12연기가 다함도 없다죠. 그러나 있는 그대로 번역하면 " 눈의 경계도 의식의 경계도 까지도 없고, 무명도 없고 무명의 다함까지도 없으며 늙고 죽음도 없고 늙고 죽음의 다함까지도 없다. " 라고 됩니다.
용어를 모르면 뜻이 오인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즉 부처께서 가르친 지식들도 사실은 없으니 배운 것들도 모두 잊어라 이런 의미입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 글은 반야심경에 대한 여러 글들과 해석들을 토대로 제가 느낀 생각을 버물여 적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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