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허영만, 이호준)라는 만화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죠. 그 분의 만화를 좋아하지만, 이 만화는 그렇게 끌리지 않았습니다. 웹툰으로 소개되었던 것도 잘 알지만, 어쩌다 그냥 스치는 정도 였을 뿐
몽골인의 이름도 낯설고, 모든게 좀 낯설어서 였을까, 또 이전 만큼 만화에 빠져드는 감성도 부족한 탓일 겁니다.
한 동안 3,4권의 숙제같은 책들을 모두 읽고 가능한 그 책들을 반복해서 숙지하는데 쏟아야 하지만, 또 뭔가 읽고 싶은 욕구 같은게 있습니다. 독서를 좋아한다고 해야할까요? 아뇨, 저도 유튜브같은 영상을 훨씬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오랜 습이 되어버린 책을 읽는 다는 것. 뭔가 읽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을 찾는데, 그래서 단다단 이라는 일본만화를 오랜만에 집어 들었지만, 도서관에서 서칭중,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가 왠지 눈에 들어왔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로써 저 역시 정착민이 아닌 유목민의 삶을 시작하였기에, 유목민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이룩한 징기스칸의 이야기가 세삼 궁금하기도 하고, 당연히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읽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빌리고도 3일을 그냥 들고만 다니다가 시작을 하고 보니 계속 보게 되더군요. 어제 3권까지 모두 읽고, 어서 도서관 문이 열려 나머지 책들도 읽고 싶은 마음입니다.
유목민이 삶은 야만적이라고 표현되더군요. 아내를 빼앗기고, 다시 찾아오고, 설사 다른 남자에게 빼앗겨 겁탈을 당했다하더라도 그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모습. 목적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수단을 가리지 않는 모습. 거칠고 살아남기 힘든 초원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기 위해 치열하게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
정착민으로써 살아온 제게는 문화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그 모습이. 어쩌면 이 세상의 생존의 진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혜든 원수든 반드시 값는다
아직 3권까지는 테무진, 이후 징기스칸이 되는 인물보다 '자무카'라는 인물이 오히려 주인공처럼 그려집니다. 그러나 오히려 테무진이 좀 머저리같고 치기어리게 느껴지면서도, 어쩌면 그게 내 모습이란 생각이 듭니다. 많이 부족하고, 흔들리고, 제대로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나만의 벽이 큰.
도무지 대몽골 제국을 통일하고, 아울러 아시라를 비롯한 유럽까지 정벌할 제국의 수장이 될 거라고는 오직 극적인 예언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는 지금, 그가 그토록 처절한 고난을 겪고 이제 조금씩 올라서는 과정은, 감히 오늘 날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힘들다'라는 말을 하기에 부끄러움이 들 정도 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이겨냅니다. 특히 초원의 법칙에 있어 '도망'이란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어렵게 기반을 잡았는데 얼마지 않아 아내를 다른 부족에게 빼앗기면서도, 질 게임은 하지 않고 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다시 아내를 찾으려 하는 모습(정착민의 기준이면, 다른 남자에게 더럽혀졌다며 오히려 자신이 지키지 못한 사람에게 경멸을 쏟아부을 만한데). 무척 색달랐습니다.
행동하고 책임진다. 그리고 살아남는다. 그런 그 안에 야만적이면서도 한가지 흐르는 금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약탈과 살인이 영웅시되던 시대. 그 안에도 서로를 이용하면서도 필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존엄과, 믿음
결국 돌아가는 것 같아도, 그것이 힘이 되어 위대한 제국을 이룰 힘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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